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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학교폭력은 학생·가정이 아닌 학교 때문” 대구서 다큐영화로 제작

2012/07/17

7월 17일자 경향신문 11면에 <학교: 부서지는 사람들의 이야기> 원해수 감독의 인터뷰가 실렸답니다.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207162132235&code=940401

 

 

“학교폭력은 학생·가정이 아닌 학교 때문” 대구서 다큐영화로 제작

이서화·이효상 기자 tingco@kyunghyang.com

 

ㆍ원해수 감독, 촬영 시작… 대본은 현직 초등교사

지난해 12월 친구들의 괴롭힘에 투신 자살한 중학생 권모군 이후 대구지역에서만 모두 7명의 학생들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대구는 ‘학생 자살 도시’란 오명을 썼다. 그런 대구에서 학교폭력과 학생 자살의 원인을 ‘학교’라는 공간의 구조적 문제에서 찾아보겠다는 독립 다큐멘터리 영화가 만들어진다.

대구에서 활동하는 독립 다큐멘터리 감독 원해수씨(32·사진)와 현직 초등학교 교사인 진냥(필명·32)이 의기투합했다. 원씨가 감독으로 카메라를 잡고 진냥이 대본을 써 지난 2월부터 촬영을 시작했다.

 

 

영화의 제목은 <학교-부서지는 사람들>(이하 학교). 원씨와 진냥은 “주류 언론이 학교폭력 문제를 다루면서 행위(폭력)와 행위자(가해자·피해자)에만 초점을 맞추는 걸 보고 화가 났다”고 말했다. 

학생들이 학교 안에서 제대로 생활하기 어렵게 된 구조적인 문제들이 있는데 그 부분에 대해선 모두가 침묵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이들은 정말로 학교 안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당사자인 학생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원씨는 “학교 폭력의 해결책은 청소년들의 목소리를 듣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전교조나 시민사회단체에서는 학교폭력의 원인을 경쟁교육과 일제고사로 이야기한다. 그것도 맞긴 한데 그게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곤 생각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원씨는 “학생들을 만나 보니 학교 안에서 뭘 하더라도 교사들에게 간섭받기 싫어하는 욕구가 있다”며 “이 같은 권력에 대한 욕구가 학교 폭력으로 이어지는 근본적인 문제”라고 말했다. 그는 “피해 학생들은 누구한테 맞거나 돈을 빼앗겼다는 걸 굉장히 사적인 부분으로 여긴다. 그렇지만 이를 터놓고 얘기할 만한 관계가 주위에 형성돼 있지 않아 피해를 당하고만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영화의 부제인 ‘부서지는 사람들’에 대해 원씨는 “대한민국에서 학교 다닌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학교 안에서 마음이 부서지는 경험을 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원씨는 이렇게 마음이 부서지고 있는 청소년들을 찾아 이들의 생생한 육성을 영상에 담을 예정이다. 꼭 대구만이 아니라 다른 지역의 청소년들도 만나볼 구상을 하고 있다.

얼마 전에는 소위 말하는 ‘명문고생’을 인터뷰했다. 교복이나 두발 제한, 주입식 교육방식 등 학교가 너무 싫어서 뛰쳐나갔던 이 학생은 “그래도 고등학교는 나와야 하지 않겠느냐”는 부모의 설득에 반강제적으로 다시 학교에 다니고 있다. 학생은 인터뷰 중간중간 많이 울었다고 한다. 원씨는 “앞으로 인터뷰할 청소년들도 이 학생처럼 많이 울 것 같아 기록하는 입장에서 나 역시 편치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 영화는 극장 개봉보다는 학교나 시민단체에서 상영하는 것은 목표로 하고 있다. 원씨는 내년 1월까지는 제작을 마치려 하지만 제작비가 없어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래서 최근 진냥이 아이디어를 내 ‘소셜 펀치(www.socialfunch.org)’란 사이트에서 소셜펀딩(기부금을 모으는 것)을 시작했다. 16일 현재 280만원가량의 후원금이 모였다. 원씨는 “후원자들 중엔 청소년들이 많다”며 “선생님들이 관심을 좀 가져줬으면 하는데 호응이 크지 않은 것 같아 안타깝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