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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 피는 3월, 꽃보다 밀양 할매, 6일 남았어요!

2014/03/04

 

꽃피는 3월이지만,,,,

 

꽃피는 3월, 꽃도 봄의 기운을 받아 생기를 얻고 사람들도 새로운 일상을 시작하는 활기차고 화사한 봄의 달입니다. 하지만 여전히 봄이 봄꽃처럼 화사하게 다가오기보다는 ‘빠른 공사 진행'으로 다가올 밀양의 주민들이 있습니다.

 

밀양 할매, 할배의 목소리를 온전히 드러내고자 하는 ‘밀양 꽃보다 할매 프로젝트’ 중에도 여전히 많은 주민들이 경찰과 싸우면서 연행되거나 다치거나 했습니다. 그래도 즐겁게 보름잔치를 하며 주민들은 맛난 음식들을 나눠드시기도 했습니다. 현재 구술사 작업은 열여섯 분의 밀양 할매, 할배, 아지매들의 인터뷰가 끝나고, 인터뷰해주신 분들의 사진을 찍고 원고를 보여드리는 막바지 작업에 있습니다.

 

16명의 삶 속에서 마주친 슬픔과 희망

 

두 달간에 걸친 인터뷰 작업을 통해 우리는 묵묵히 걸어야만 했던 고된 삶의 이야기를, 송전탑이 파헤친 일상에 서 있는 그/녀들의 이야기를 가장 먼저 듣는 영광을 누리게 되었습니다. 그/그녀들의 이야기는 찬란하지도 않았고 신나지도 않았습니다. 먹먹함과 한숨, 그리고 때론 눈물로, 우리는 그 이야기와 함께했습니다.

 

“우리 큰 애 놓고도 그랬고, 작은 애 놓고도 진작 일어나가 일로 하니까 돌 되기 전에 요기서 요기까지 팔을 못썼습니더. 부어갔고 요래 올리지도 못하고, 감자 그거를 한 개 그거를 못 깎았고, 돈 만 원을 못셌습니더. 남자들은 이래 같이 일해도 나는 애기꺼정 놓고 그마이 빙신이 되었는데도 내가 일을 못하고 한 번씩 누워 있고 하면 내한테 게을러졌다고 하더라고.”(현풍님 인터뷰 중)

 

“자식들 못 먹히고 공부 못 시킨 거. 딱 그거 두 가지가 한이다. … 그래 내가 안 캤나. 너그 쪼그말 적에 고아원에 넣어놓고 어딜 가든 돈 벌어가 보내주고. 고아원에 있었음 학교라도 안 나왔겠나. 그 얘기를 하니까 우리 죽은 아들이 '엄마, 그런 소리 하지 마소. 공부 하나도 못해도 내 돌 아래 아버지 나가고 이래 키워주니 내 일본 유학한 거보다 더 낫십니데이. 욕 봤십니데이.' …” (김말해님 인터뷰 내용 중)

 

“논 구백 평 있어요. ‘그거 막내 너희 해라’ 주면 풀신풀씬 좋아할 줄 알았는데 그기이 막 “아이고, 아버지, 송전탑 세우면 여 안 올랍니더.” (눈물) 그 말이 들어보니 망한 거라, 망하한……“(이종속 님 인터뷰 내용 중)

 

그러나 우리는 영광스러웠습니다. 희망이 있을까 궁금해 하던 우리는 이미 스스로 희망인 사람들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한국사를 관통했던 인생 속에서 가난과 절망, 모욕을 견디며 살아온 이야기들. 이렇게 힘든 싸움인 줄 몰라서 여기까지 왔지만, 다시 또 이런 상황을 만나면 싸우게 될 거라는 사람들. 송전탑이 세워지는 걸 보면서 싸운 게 억울하기보다는, 싸우지 않다가 저걸 봤으면 얼마나 후회했겠냐고 하는 마음들. 우리는 송전탑 반대 투쟁을 보지만, 그/녀들은 저마다의 한 세계인 삶을 일구며 삶을 살아왔고 살아가고 있었고, 그/녀들과의 만남을 통해 그/녀들의 세계에 함께 할 수 있었습니다.

 

“송전탑은 계속 올라가고, 헬기는 자주 떠 댕기고, 또 상동 할아버지는 자살하시고, 이런 막 힘든 거는 있는데, 지금 제 생각으로는 뭔가를 내가 꼭 이뤄야지, 이걸 해가지고 꼭 이뤄야지, 이런 거보다는 그냥 내 선택한 이 길을 가봐야 되겠다, 그런 막연한 생각. 그래 사는 거 같에예. … 내가 뭔가를 할 수 있다는 자신감보다는 포기만 안 하면 뭔가가, 이렇게 충실하게 하루하루 살다보면 뭔가 안 되겠나…”(박은숙님 인터뷰 내용 중)

 

“사람이 아무리 부자라도예 남의 도움 없이는 못삽니더. 꼭 돈 가지고 집에만 들어앉아 사나? 그 돈을 활용을 해야 되는데 돈 쓰는 것도 서로 의지를 해가지고 쓰는 것도 있고, 모을 적에도 그 집이 참 그만큼 노력해가지고 그 만큼 잘 살아야지, 그 마음이 안 큽니껴? … 사람이 다 울력으로 삽니더, 울력으로예.”(조계순님 인터뷰 내용 중)

 

그/녀들을 만나면 들었던 그동안 살았던 삶들과 그 삶들을 송두리째 부정하는 한전과 정부에 대한 분노, 공동체의 갈등과 그로 인한 아픔들은 말해진 것보다, 글로 옮겨진 것보다 더 큰 것임을 압니다. 또한 76만5천 볼트의 송전탑 계획이 나오고 진행되기 전의 삶이 즐겁기도 하고 힘겨웠기도 했던, 그러나 하루하루가 소중한 삶이었던 일상에 대한 이야기라 한권의 책으로 다 담을 수 없는, 일렁이는 큰 강이었습니다. 그래서 인터뷰하는 과정은 정말 소중한 경험이었습니다. 말씀하실 때의 그 웃음과 눈물, 높아지는 목소리 등을 글로 다 담지는 못하지만 그 마음을 잘 담고자 했습니다. 그래서 인터뷰하신 분들의 모습을 사진작가의 힘을 빌려 더 잘 담고자 해서 사진작업도 별도로 하고 있습니다.

 

3백만 원이 훌쩍 넘어버린 교통비, 뒷심이 필요해요~

 

12월에 모인 사람들이 ‘밀양 765kV 송전탑 반대 대책위원회’(이하 대책위)와 연락하여 이 작업의 취지를 알리고 인터뷰할 주민 16명을 섭외, 지난 12월부터 2월까지 만나왔어요. 최소 한번에서 많게는 3번까지 그분들의 이야기를 구술과 영상으로 담아왔고, 지금은(2월 25일 현재) 16분의 구술사를 하나의 책으로 만드는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구술과 영상, 사진작업을 하는 사람이 대부분 밀양주민이 아니다보니 현재까지 사용한 교통비만 3백만 원이 훌쩍 넘었어요. 서울 등지에서 1명씩 내려갈 때마다 1인당 10만원 이상의 차비가 드는데, 한 번에 살아오신 삶의 이야기를 다 담을 수 없다보니 최소 2~3번의 인터뷰가 진행됐고, 16분에 맞춰 15명의 집필자와 6명의 영상 활동가 등이 움직이다보니 많은 교통비가 든 것이지요. 여기에 아직 작업(구술자 원고 확인 및 사진작업 등)이 마무리 된 것이 아니라서 추가로 교통비가 더 필요하고, 영상작업에 필요한 최소한의 실비(장비 대여비 등) 등 역시 지출되지 못한 상황이예요.(참고로 영상활동가들이 구술영상기록을 계기로 밀양관련 옴니버스 영화를 기획, 제작중입니다. 많은 관심과 홍보를 부탁드립니다) 인터뷰에 여러 차례 응해주신 할매, 할배들께 과일 하나 대접하지 못한 것도 사실이고요.

 

우선 급한 대로 출판사로부터 선인세를 받아 교통비 일부를 감당해왔지만 이 역시 바닥 난지 오래라 활동가들이 개인 빚을 지며 ‘밀양 꽃보다 할매 프로젝트’를 이어오고 있습니다. 물론 마감이 일주일도 남지 않은 오늘, 총 110여 명인 303만원이라는 많은 돈을 모아주셨어요 정말 고맙습니다.

 

그래도 마지막으로 한 번 더 ‘밀양 꽃보다 할매 프로젝트’에 후원 부탁드립니다! 투쟁이기도 하고 삶이기도 한 열여섯 분의 구술사 작업을 좀 더 많은 분들과 함께 나눌 수 있도록 응원해주세요. 뒷심을 발휘해주세요.^^

 

‘밀양 꽃보다 할매 프로젝트’에 함께 하기

 

- 소설펀치 주소는 http://socialfunch.org/halmaestory

- 계좌번호는 기업은행 046-073582-01-011 밀양 꽃보다 할매(최명숙)

- 모금 기간 2월5일~3월10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