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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정착촌을 잇는 베이트사파파 고속도로를 가다

2013/10/07
지금 머물고 있는 베들레헴은 팔레스타인에서 오랜기간동안 활동한 오스트리아 출신의 활동가 잉그리드와 그의 남편 팔레스타인인 무함마드의 집이다. 오늘은 잉그리드가 동예루살렘의 고속도로 건설(불법 정착촌들을 이어주기 위함)과 그로 인해 동예루살렘(팔레스타인인들이 거주)이 어떻게 파편화되고 있는지 한 눈에 볼 수 있는 곳에 데려준다고 해서 그녀의 차를 타고 비교적 루즈한 작은 검문소를 지나 예루살렘으로 이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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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 정착촌을 잇는 베이트사파파의 고속도로 건설을 지형적으로 파악하기 위해 높은 곳으로 올랐다. 한 눈에 펼쳐진 예루살렘은 군데군데 분리장벽들과 건설중인 도로와 정착촌들로 가득 차 있었다. 그 사이사이에 팔레스타인인들의 파편화된 거주지역들이 있었고, 잉그리드 말로는 팔레스타인인들이 사는 많은 곳들이 더 없어질거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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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루살렘은 1번도로를 기준으로 동/서예루살렘으로 나뉘는데 기본적으로 동예루살렘은 팔레스타인인들이 서예루살렘은 이스라엘인들이 주로 거주한다. 말만 들으면 동서로 나뉘어 평등하게 공존할 것 같지만 이 명제의 실상은 뒤틀려있다. 동예루살렘의 13% 땅이 팔레스타인 사람들에게 허락되는데, 나머지 35%는 이스라엘 불법 정착촌으로 쓰이며, 22%는 공원과 같은 공공녹지, 30%는 계획없이 비워두는 땅이다.
예루살렘의 현실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간략한 역사를 이해할 필요가 있다.  49년 4월 3일 이스라엘과 요르단이 정전협정을 맺음으로 서예루살렘은 이스라엘, 동예루살렘은 요르단이 점령했으며, 1967년 전쟁이후 이스라엘은 가자, 서안 지구를 점령하고 불법적으로 동예루살렘을 병합하였다. 
지금 건설중인 고속도로는 베들레헴과 예루살렘을 이어주며, 남쪽의 헤브론까지 빠르고 쾌적하게 갈 수 있도록 계획되어 있다. 물론 이스라엘사람들만 이용할 수 있는 정착촌과 정착촌을 이어주는 고속도로임은 자명하다. 예루살렘은 이미 불법장벽과 불법정착촌으로 동예루살렘이 파편화되어있는데 이러한 고속도로로 인해 이러한 상황은 더욱 가속화되고 있다.
이스라엘은 지금까지도 계속 동예루살렘에 거주하고 있는 팔레스타인인들의 수를 줄이기 위해 끊임없이 정책, 법률 등을 만들고 실행하고 있다. 예루살렘에 거주하고 있는 팔레스타인인들은 시민권을 얻지 못하며 외국인과 똑같은 처우의 '영주권'을 얻는다.  67년 이후로 15000명 이상의 팔레스타인인들이 영주권을 빼앗겼으며 그들이 살고 있는 곳에서 살 권리를 박탈 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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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정착촌과 장벽, 이스라엘의 정책을 설명중인 활동가 잉그리드와 녹음중인 에리활동가/ 뒤에 일목정연하게 펼쳐져있는 주택지가 정착촌]
여러가지 설명을 듣던 찰나 잉그리드에게 전화가 왔다. 그녀의 남편 무함마드였다. 무함마드는 목요일 늦은 오후 운전중 말도 되지 않는 여차저차한 이유로 이스라엘 경찰에게 붙잡혀 벌금 1000셰켈을 내야했다. 바로 금요일까지 내라고 했다. 욤키푸르에는 은행이 열지 않기 때문에 못낸다고 하자 그럼 토요일까지 내라고 한다. 무함마드가 토요일에 Arab Bank에 가서 벌금을 내려고 했지만 아랍은행은 이스라엘의 딱지는 받지 않는다고 해서 다급하게 잉그리드에게 전화를 한 것이다.(잉그리드는 외국인임, 즉 이스라엘로의 통행이 자유로움)  이스라엘 경찰은 뻔히 토요일까지 낼 수 없음을 알고 있으면서도 무함마드에게 요구했다. 다행히 잉그리드는 외국인이라 우체국에 갈 수 있었지만 끊임없기 긴 줄로 인해 우리는 우체국에서 1시간 이상을 기다려야만 했다. 점령이란 이렇게 소소한 곳까지 부당하게 불편하고 짜증나게 스며들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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