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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보도

2012/02/14

 

원본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202122214445&code=100203

 

 

“돈이 없어서 노숙을 하는 게 아니다. 노숙투쟁으로 불합리한 사회에 경종을 울리고 싶었다.”

대학생사람연대가 금융자본의 수탈과 독점, 비싼 등록금과 취업난으로 인한 대학생 빈곤문제 해결을 요구하며 작년 12월10일부터 시작한 여의도 한국거래소 앞 노숙투쟁이 12일로 65일째다. 노숙을 위해 친 녹색 텐트 앞에는 ‘아프니까 점령이다! Occupy 여의도!’란 현수막이 걸려 있다.

이날은 사회당 청년위원회에서 이들을 지지하는 뜻으로 벼룩시장을 열었다. 성소수자 인권단체와 인문학습공동체인 ‘수유+너머’에서 기증한 물품과 함께 옆에 작은 모금함이 놓여있다. 각종 겨울 의류와 여행용 가방, 책, 치약, 비누 같은 생필품까지 다양하게 나왔다.

 

김재의 대학생사람연대 집행위원장(사진)은 “우리의 노숙투쟁이 이렇게 많은 관심을 끌 줄 몰랐다”고 했다. 김씨는 55년 만의 한파가 몰아친 와중에 시작된 투쟁이었지만 많은 이들이 호응해줘서 그동안의 고생을 잊을 수 있다고 말했다.

알음알음으로 대학생사람연대가 노숙하는 곳을 찾아와 도와주는 사람들 덕분에 많이 나아지긴 했지만 노숙 초기에는 힘든 일이 한 두가지가 아니었다. 김씨는 무엇보다 설거지하는 일이 끔찍했다고 말했다. 식사를 한 뒤 그릇을 들고 500m 떨어진 여의도역 화장실까지 가서 그릇을 닦아야 했다. 이들이 들락거리는 걸 꺼려한 인근 건물 경비들이 출입을 막았기 때문이다. 김씨는 “나중에는 도시락을 시켜서 먹거나 후원자들이 사 주는 음식으로 끼니를 해결하곤 했다”고 말했다. 

박정훈 대학생사람연대 정책교육국장은 “한국거래소 측이 화장실 사용을 막은데다 날씨가 추워 참지 못할 정도가 아니면 텐트 밖을 나가지 않았다”고 말했다. 며칠 못 씻는 건 다반사였다. 

박씨는 “오늘도 세수를 못했다”며 멋쩍게 웃었다. 씻는 게 여의치 않다보니 속옷과 양말을 사다놓고 더러워지면 버리는 식의 생활을 하는 이들도 늘었다. 박씨는 “고된 노숙투쟁이지만 이대로 물러설 수는 없다”고 말했다.

1%의 소수가 투기와 불로소득으로 부를 독점하는 현실은 나아지지 않았고 대학생들의 빈곤문제도 개선될 기미가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