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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뚜벅이 2일차

2012/02/07

 

희망뚜벅이 2일차

세종호텔에서 하루밤을 보낸 뚜벅이들은 밤새 추위에 떨었다. 호텔측에서 난방과 온수를 끊었고 야외와 통하는 문 하나를 뜯어냈기 때문이었다. 오전 6시 농성장의 온도는 실외의 온도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간밤에 회사측과 농성단이 문을 열고 닫는 실랑이를 벌였다는 얘기가 들려왔다.

김밥과 시레기국으로 아침을 먹고, 희망 뚜벅이를 지지하는 법률인들의 기자회견이 진행되었다. 기자회견을 마치고 바로 이동할 계획이었다. 그런데 전날과 마찬가지로 경찰이 양측을 막아섰고, 희망뚜벅이들은 그 사이에 갇히게 되었다. 경찰은 몸자보를 벗지 않으면 한발자국도 나갈 수 없다며 집회법 위반이라는 애매한 이야기만 되풀이했다. 법률인들이 나서서 항의했지만 여의치 않았다. 3차 해산명령까지 진행했지만 가로막혀서 해산을 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점차 시간이 지나면서 하나 둘씩 대열을 빠져나와 행진을 시작했다.

 

논현동으로 향하는 도중에도 경찰과 뚜벅이들의 추격전은 계속되었는데, 앞을 가로막으면 옆으로 돌아서 가는 방식으로 행진했다. 덕분에 시간도 늦어지고 힘이 들긴 했지만 목표한 장소까지 무사히 도착했다. 강남역에 도착하여 삼성반도체 규탄 기자회견에 참석하고, 삼성 본사를 향해 빅엿과 메시지를 던지는 퍼포먼스를 진행했다.

 

강남역 일대를 지나면서 시민들을 향해 구호를 외치고 팔박자 구호와 노래를 하며 흥겹게 걸었다.

논현동 시그네틱스 앞에서 약식 집회를 진행하고 선전전을 한 후 점심을 든든히 먹었다. 점심을 먹는 도중부터 눈이 내리기 시작했는데 수도권에서는 올 겨울 들어 가장 많은 눈이 내리는 날이었다. 잠시사이에 많은 눈이 여서, 잠시 쉬는 시간에는 힘든 줄도 모르고 눈덩이를 뭉쳐서 눈싸움을 하며 즐거운 휴식시간을 보냈다. 하지만 걸을 때 눈발이 온몸에 쌓이고 얼굴에 부딫혀와서 앞을 제대로 볼 수가 없을 지경이었다.

양재동에 있는 현대자동차로 향하는데 도착할 때는 시간이 늦어 어두웠고 기온이 많이 떨어지고 내리는 눈에 발이 얼어있는 상태였다. 이미 경찰이 막고 진입을 하지 못하게 하고 있었고 행사시간까지 시간이 남아 근처에 노조 사무실의 도움을 받아 잠시 휴식을 취하는데 누구라고 할 것 없이 금새 잠에 빠져들었다.

8시가 되고 기도회가 열리는 시간이 되어 다시 현대자동차로 나서니 이미 밖은 어두워진 상태였다. 목사님의 기도를 듣고 빵과 포도주를 나누어 받고 성찬식을 진행했다. 한기연 동지들의 재능out 노래를 직접 들으며 잠시 몸을 풀고, 목사님이 구호를 선창하면 참가자들이 따라 외치는 독특한 기도를 드렸다.

과천에 두 공부방에서 장소를 빌려주셔서, 정리하는 시간을 가지고 약간의 음식과 술로 여로를 푼 후 뚜벅이들은 각자 나뉘어 편안하게 잠자리에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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