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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농장동물 마주하기-비질(Vigil)

2021/06/04
어스링스 프로젝트에서는 이 땅에서 함께 숨쉬고 있는 존재들을 마주하고 기록하기 위한 첫 번째 활동으로 농장동물에게로 가기로 결정했습니다. 그리고 지난 5월 21일, 28일에 ‘농장동물’을 마주하기 위해 도살장을 방문하여 동물들을 만나는 ‘비질(vigil)’에 다녀왔습니다.
 
저희가 비질에 갔던 양일 모두 비가 추적추적 내렸습니다. 어느 날은 저희가 도착하기도 전에 많은 돼지들이 도살장에 계류되어, 빗속에서 끊임없이 이어지는 돼지들의 비명소리를 듣고, 살아있는 돼지들을 하염없이 기다리기도 했습니다. 어느 날은 비에 미끄러져 다리를 다친 소를 보기도 했습니다. 심하게 다치는 농장 동물들은 죽은 후에는 도축할 수 없어 당일에 바로 도살장에 오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아프고 다치면 치료를 하고 위로를 받는 것이 당연한데 누군가는 그것이 더 빨리 죽어야 하는 이유가 되기도 합니다.
 
돼지들로 가득찬 트럭이 도착했을 때, 죽음을 기다리는 돼지에게 한 모금 물을 나눠주고 따뜻한 살결을 쓰다듬어 주었습니다. 한 명, 한 명 빛나는 눈동자들과 눈을 맞추었습니다. 짧은 만남 이후 곧장 방역 소독을 거치고 도살장으로 들어가는 생명들을 보며 무력감을 느끼기도 했습니다. 우리 사회가 철저하게 가리고자 하는 진실을 애써 보려고 해도 높고 차가운 공장벽으로 가로막혔을 때엔, 그럼에도 이 곳에서 우리가 보고 느끼고 맡고 들은 것을 알려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비질을 시작으로 더 많은 지구생명체들이 있는 곳으로 나아가겠습니다. 그 곳에서의 만남을 르포기사, 영상, 사진 등으로 인간동물들에게 말을 걸고 변화의 손을 내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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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픈표정의 개를 만났다. 역설적이게도 도축 사장이 키우는 개라고 한다. 5월말인데도 엄청난 폭우로 추운 날씨였다. 소운반트럭 운전사가 젖소를 한참동안 만나게 해주셨다. 체온이 따뜻하지만 떨고 있던 젖소의 슬픔이 느껴져 울컥했다. 돼지 도축하는 회사 문앞에 서서 오전에 잠깐 구경해 보니 계속 돼지 실은 트럭이 들어 왔다. 마트에 마감세일때도 고기가 많이 남는데도 공급량이 많아 보인다. 석유냄새 아닌 석유트럭 처럼 길고 둥근 큰통을 싣고 들어 가는 회색 트럭은 누가 봐도 석유통트럭이라고 생각진 않을거 같다. 돼지들의 냄새는 장난 아니게 심했다. 그러나 회색 트럭은 도저히 맡기 싫은 냄새였고 눈에서 사라질때까지 냄새가 났다. 내가 생전 처음 맡아 본 냄새였다. 소독약을 실은 트럭이라면 엄청난 양의 소독약인거 같다. 식물이 자라는 땅과 물에 영향은 없을까? 참관 처음부터 먼저 활동을 해오던 활동가 분이 안내해 주시고 설명해 주셔서 비질을 잘 하고 왔다.
돼지들은 밖을 왜 안 볼까? 밖을 본적 없던 습관일까? 가림막 아래로 바닥까지 머리를 떨구던 돼지들이 우리들이 가까이 다가가자 인기척을 느꼈는지 그제서야 우리를 바라 보는 일부 돼지들이 있었다.
 
(참가자의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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